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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간판 프로그램, 오렌지이즈더뉴블랙이 마지막 시즌을 지난 26일 (호주시간) 발표를 했다. 이로서 총 7시즌으로 시리즈가 마침표를 찍었다.

이를 기다리면서 정주행을 하고, 클립을 찾아보고, 덕질 아닌 덕질을 해왔는데 이렇게 이틀만에 새 시즌을 몰아보고 나니 허무하기도 하고 미련같은 것이 남은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를 보면서 영어공부를 하려고 시도도 해봤었는데, 다인종의 다양한 억양으로 듣기 연습이 되는 것 같긴 했으나 거친 대사들... 영어 욕이란 욕은 다 들어본 것 같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만큼 다양한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 드라마도 본 적이 없다. 한국식 드라마는 보통 주인공 한 두명 (보통은 커플?) 이나 한 대여섯명 정도 되는 그룹을 중심으로 전개시키는데, 에피소드로 묶어진 시즌들이 줄줄이 나오는 미국 드라마들은 그보다 좀 더 확장시켜서 많은 인물들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엮어가며 스토리를 전개시킨다. 그 중 오뉴블은 수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스쳐지나가는 캐릭터라 할 지라도 그 인물들의 과거를 비춰주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시키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와서, 한명한명 개개인의 역사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다각도에서 삶을 조망할 수 있게끔 하는 매력이 있는 드라마이다. 

시즌1의 정들었던 메인 캐릭터들, 2에서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들, 계속해서 등장하는 무수한 인물들과 또 사라지는 인물들

오뉴블의 캐릭터들의 특징은 내가 느끼기에 굉장히 입체적이다. 좀 비현실적으로 입체적이랄까... 이는 관점의 차이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예를들어서 펜사터키의 경우 완전 미친 캐릭터에서 사랑꾼이 되기도 하고, 초반에 킹콘을 바닥에 패대기 치는 장면으로 등장했던 테이스티는 나중에 리치필드의 브레인 같은 이미지를 만들고, 조 카푸토도 무능한 인물로 묘사되다가 인간미 있는 사람이 된다거나, 피게로아도 냉혈한에서 시즌 6, 7이 지나면서 따뜻한 이미지를 내보인다. 디아즈는 말 할 것도 없고...

 

마지막 시즌인 7은 이 전의 분위기와 좀 많이 달랐다. 

감옥에는 늘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왔다가 나가고 끝이라는 것이 없지만 우리가 시즌1부터 봐왔던 인물들의 출소일이 임박하기도 하면서 이야기가 끝을 향해 가는 것을 느껴지게 한다. 

시즌6에 이어서 테이스티와 신디의 갈등, 테이스티가 혐의를 벗을 수 있을지, 미친눈깔이라고 불렸던 수잰 워런과 펜사터키 티파니 도깃의 케미.. 레즈니코브 레드에게 벌어지는 일과 로나 모렐로가 겪는 일들, 자신을 자책하는 니키, 알레이다와 디아즈의 갈등, 마리아와 멘도사의 갈등 등등 알렉스와 파이퍼의 스토리 외에도 하나하나 정리되어간다. 

푸세 워싱턴이 죽었을 때 느꼈던 슬픔과 분노 거기에 탄성처럼 튀어 올라왔던 에너지와는 다르게 시즌7은 좀 더 무력함이 지배적이었다고 느꼈다. 인생에 해피엔딩 새드엔딩이 없듯, 그리고 악으로만 가득한 인물 선으로만 가득한 인물도 없듯이 이 드라마 역시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니지만 (예상했듯이) 

일단 이 드라마가 감옥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미국" 인 것 같다. 미국의 어두운 이면, 그림자

정들었던 우리의 인물들이 시즌7에서 각자 어떤 길로 들어서는가 살펴보면 좌절스럽기도, 기회가 다시 주어지기도 한다. 보는 동안 너무 안타까웠지만 모든 인물들이 우리 인간의 군상의 어떤 면을 보여주고 있어서 공감할 수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3xNcS3aPLY

(마지막 시즌 예고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시즌7에서 어떻게 마무리해서 보여줄 지 궁금했는데, 결말은 결국 "이것이 바로 미국이다" 이렇게 끝나버린 느낌이다. 사회에는 너무나 많은 빈틈이 있고 돌보아지지 않는 구석이 있으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역사를 가지로있다. 그 중 이 드라마는 감옥 하나를 들여다본 것일 뿐..

넷플릭스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드라마였던 오렌지이즈더뉴블랙......

한동안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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