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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하다보면 병원에 갈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도 안 가본 응급실을 캐나다에 지내는 동안 가게 될 줄은...

사건의 발달..
주말 저녁 공원에서 넘어진 나는 오른팔의 고통으로 인해 몇분간 일어날 수 없었고, 지나가던 행인이 구급차 불러줄까? 했으나 구급차가 당연히 비싼 걸 아는 나는 괜찮다고 하고 마침 근처에 있던 종합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캐나다의 의료시스템 - 패밀리 닥터
캐나다는 한국과 의료시스템이 다르다. 보통 캐나다인들은 "우리 가족" 을 전담해서 봐주는 패밀리 닥터가 있기 때문에 아프면 패밀리 닥터를 찾아간다. 이 닥터는 전담 닥터이기 때문에 개인의 질병내역과 메디컬 히스토리를 잘 알고있다. 가족단위로 배정되어있기 때문에 우리 가족력과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까지 잘 알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캐나다인이 패밀리닥터가 있는 것이 아니며 외국인인 내가 패밀리 닥터가 있을 리가 당연히 없다. 게다가 패밀리 닥터는 우리 가족만 봐주는게 아니라 다른 가족들도 봐주고 있기 때문에 매우 바쁘고 내가 오늘 아프다고 해서 내일 찾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 달 뒤에나 예약이 가능한 경우도 다반사이며 예약 없이 당장 찾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아니다. 

당장 병원에 가야할 때
나처럼 골절이 의심되는 경우, 빨리 병원에 가야하는 경우는 패밀리 닥터가 있는 사람들도 선택의 여지 없이 응급실으로 간다. 이때 외국인인 우리는 꼭 우버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자. 구급차를 불렀다가 얼만큼의 금액이 청구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실 검색 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응급실 시스템과 Triage
나는 Triage 라는 용어를 이 날 응급실에서 처음 접했다. 대기번호 표를 뽑고 잠시 기다리면 Triage 에서 내 이름을 호출한다. (여기까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Triage 에서는 내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체크하고 분류하고 다음 단계로의 안내를 해주며 간단한 응급처치나 의약품 혹은 진통제 등을 제공한다. 나같은 경우 맥박과 혈압을 체크 후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물어봤고, 고통이 있었기에 타이레놀을 받았으며 팔걸이 보호대를 메준 뒤 엑스레이실에 접수를 해줬다. 응급실에서의 가장 첫 번째 관문이며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경우, 여기서 간단한 조치를 받고 집으로 보내질 수도 있다. 여기서 심각성에 따라 순서를 배치하는 듯 했는데 정말 심각한 경우라면 바로 다음 단계로 이동되겠지만 아닌 경우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다리는 대기실로 보내져 다음 순서에 내 이름이 호명될 때까지 하염없이 대기하게 된다. (물론 사람이 없는 시간대면 문제가 없겠지만 나는 하필 주말 저녁, 모든 아픈 이들이 응급실에 밀집하는 때에 있었기 때문에 triage 이후 엑스레이를 찍고 4시간 정도 대기하게 되었다)

정형외과 전문의 진료
엑스레이를 찍은 후 긴 기다림 끝에 내 차례가 다가오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만나게 되었다. 여기저기 체크를 한 후 심각성의 정도를 전달받았다.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으나 (실금) 2주 후 한 번 더 체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되었는지, 스페셜리스트가 있는 클리닉으로 예약을 도와주었다 - 이 때 응급실의 정형외과 전문의는 내 상태를 포함한 레퍼런스를 작성하고, 전문 클리닉의 정형외과 전문의가 잘 팔로업을 해서 내 상태를 진단해줄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만들어준다. 별다른 처방은 없었고, 다친 팔을 관리하는 법을 알려준 다음 나를 집으로 보냈다. 

비용과 보험처리
이 부분이 이 포스트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한다. 모든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자는 응급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외국인이고, 세금을 똑같이 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의료혜택은 영주권자 미만은 받을 수 없다. BC 주에는 몇개월 이상 거주시 워홀러들도 신청할 수 있는 의료보험제도가 있다고 들은 듯 하다. (벤쿠버를 포함한 BC 주에 살고있다면 알아보고 무조건 신청하길 권장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조건이 없는 주에 거주중이며 믿을 구석은 워홀카페에서 공구한 마이뱅크 보험 1년짜리 뿐이었다. 

외국인에게 의료비는 매우 비싼편이다. (사실 어느 나라나 보험이 없으면 의료비는 비싸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외국인들에게는 병원비가 매우 비싸진다) 응급실에서는 1,300을 넘는 금액을 청구당했고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비싸서 깜짝 놀랐으나 딱히 선택지가 없었다. 접수대 옆에 비용을 정리한 테이블이 있어서 한 번 봤더니 triage 진료만 700달러, 그 외에 나는 엑스레이, 전문의 진료가 포함되어 1300까지 올라갔던 것이었다. 

사보험 처리를 해야하는 우리가 명심해야할 것은 영수증과 내 상태가 포함된 의사 소견이 포함된 자료들을 모두 챙겨야한다는 것이다. 만약 의사가 문제없다고 그냥 보낸다고 하더라도 비용청구할 것이 있다면 사정을 설명하고 소견서를 부탁해서 꼭 프린트나 노트를 받아낼 것을 권한다. 

위의 스크린샷이 매우 중요하다. 보험 신청시 받았던 이메일을 체크해보면 "보험청구서류 이메일받기" 버튼이 있는데 그 버튼을 누르면 위의 스크린샷이 포함된 이메일을 받는다. 그리고 groupclaim@meritz.co.kr 이메일으로 내가 모은 서류들을 첨부해서 보내면 된다. 나같은 경우 의사의 진단노트가 따로 없고 팔로업 클리닉을 위한 레퍼런스에 진단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그 서류를 pdf 로 만들어서 첨부를 했다.

위의 양식은 다운받아서 작성하면 되는 보험금 청구서이다. 잘 살펴보면서 작성을 하면 어렵지 않다. 

가난한 워홀러에게 응급실 비용은 간 떨어질만큼 큰 비용이었으나 다행스럽게도 1300을 웃도는 비용은 모두 커버가 되었으며 일주일도 걸리지 않아 모든 비용이 입급되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캐나다에서 급하게 병원을 가야하거나 보험청구방법을 알아보는 사람들일텐데 모두들 잘 해결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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